‘당근’하면 어떤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르세요? 동네 이웃과 만나 물건을 주고받던 중고거래 경험이 떠오르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당근이세요?”, “당근하러 가요” 같은 말이 중고거래를 뜻하는 말로 자연스럽게 쓰이게 된 것처럼요.
이렇듯 당근의 중고거래는 10년 동안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바꿔왔어요. 얼핏 보면 이미 충분히 완성된 서비스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하지만 정작 중고거래실은 지금을 유지하는 단계로 보지 않아요. AI 기술을 접목하고 글로벌 무대로 확장하며, 중고거래 경험을 다시 정의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글에서는 중고거래실 엔지니어링을 오랫동안 이끌어온 Stark와, 이곳에서 엔지니어 커리어를 시작한 Vinci를 만나봤어요. 각자 걸어온 길은 다르지만,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두 엔지니어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Vinci: 안녕하세요. 중고거래실에서 백엔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빈치예요. 당근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했고, 작년 2월에 인턴으로 합류한 뒤 지금은 판매팀에서 판매자 경험을 개선하는 AI 기능 등을 맡고 있어요.
Stark: 안녕하세요. 중고거래실 엔지니어링 리드 스타크예요. 엔지니어로 일한 지는 14년 정도 됐고, 당근에는 2019년에 합류해 8년째 함께하고 있어요. 초기 단계부터 지금까지의 변화를 바탕으로 팀의 기술적인 방향과 의사결정을 맡고 있고, 한 명의 엔지니어로서 직접 문제도 해결하고 있어요.
중고거래실 엔지니어링 리드 Stark
Stark: 중학교 때 처음 집에 컴퓨터가 생겼어요. 그때 ‘창세기전’이라는 게임을 처음 해봤는데, 그냥 재미있다는 걸 넘어서 ‘이건 누가, 어떻게 만든 걸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도 이런 걸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던 순간이었죠.
그래서 당시 그 게임을 만들었던 회사에 직접 메일을 보내봤어요. 어떻게 하면 이런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는지 알려달라고요. (웃음) 답장은 받지 못했지만, 그때부터 개발 관련 책을 사서 프로그램을 하나씩 따라 만들어보기 시작했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하게 됐어요.
Stark: 대학에 다니면서 실제로 게임을 개발해 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게임은 디자인이나 음악까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작업이더라고요. 제 성향과는 조금 다른, 예술적인 감각이 많이 요구되는 영역처럼 느껴졌어요. 재미는 있었지만, 이걸 오래 붙잡고 가는 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대신 문제를 정의하고 구조를 설계하면서 하나씩 해 결해 가는 과정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Stark: 대학을 졸업할 무렵, 스마트폰이 막 보급됐어요. 운이 좋게도 많은 사람이 처음으로 앱이라는 걸 써보던 시기였고, 뭔가를 만들어 올리기만 해도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어떤 문제를 서비스로 풀어볼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어요.
그러다 주변 동기들이 겪고 있는 불편함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당시 학교에 도서관이 여러 곳 있었는데, 그중 한 곳은 좌석 현황을 미리 확인할 수 없었거든요. 자리가 있는지 보려면 직접 가봐야만 했죠. 이 불편을 해결해 보고 싶어서 도서관 좌석 현황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앱을 만들어봤어요. 지금 생각하면 많이 허술하지만, 사람들이 실제로 써보는 서비스를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본 경험이었죠.
Stark: 졸업을 앞두고 스마트 TV를 만드는 대기업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어요. 많은 사용자가 쓰는 서비스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운영되며, 점진적으로 개선되는지 경험할 수 있었죠. 안정적인 환경이었고 배울 점도 분명 많았지만, 일을 하다 보니 점점 문제를 처음부터 정의하고 구조를 만들며 제로 투 원으로 풀어가는 방식이 제게는 더 잘 맞는다는 걸 느끼게 됐어요.
그래서 이후에는 직접 서비스를 만들어 창업을 해보기도 하고, 개인 프로젝트로 더 작은 문제를 풀어보기도 했어요. 또 한편으로는 더 많은 사용자 가 있는 환경이나, 전혀 다른 성격의 도메인에서도 일해보기도 했고요.
Stark: 다양한 조직과 창업을 경험하면서 바닥부터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재미는 분명히 느꼈어요. 동시에, 많은 사용자를 만드는 건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쉽지 않다는 것도 체감했죠. 그래서 이미 많은 사용자가 모여 있는 환경에서, 문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루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근은 팀 안에서 그런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곳이라고 느꼈고요.
Stark: 당근에 합류해서 실제로 일해보니, 제가 기대했던 방식 그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이미 많은 사용자가 쓰고 있는 서비스라 수천만 사용자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동시에 그 반응을 레버리지 삼아, 스타트업처럼 작은 단위로 실험을 이어갈 수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이전 커리어에서 느꼈던 갈증도 자연스럽게 해소됐고, 그래서 가장 오랜 시간을 당근에서 보내게 된 것 같아요.
Stark: 네, 올해 북미팀 지원을 위해 출국할 예정이에요. 캐나다에서의 당근은 한국에 비하면 아직 제품 성숙도가 초기 단계에 가까워요. 그래서 이번에는 중고거래 경험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보는 일에 도전해 보기로 했죠.
당근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며 만족했던 점은 하나의 서비스나 하나의 시장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거예요. 직군이나 프로덕트, 시장을 넘나들며 더 거시적인 관점으로 일할 수 있죠. 같은 중고거래라도 나라와 문화가 달라지면 질문의 출발점부터 달라지거든요. 이번 캐나다 파견도 그런 맥락에서 결정했어요.
Stark: 그런 선택도 충분히 가능했죠. 다만 개인적으로는 익숙해진 상태로 머무르는 게 제 성향에는 맞지 않았어요. 20대부터 ‘안주하는 삶은 죽은 삶과 같다’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여겨왔거든요. (웃음) 제 경우에는 관성으로 일하게 되는 순간 성장이 멈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늘 선택의 기로에 설 때마다 일부러 더 낯설고 도전적인 환경을 선택해 왔던 것 같아요.
중고거래실 백엔드 엔지니어 Vinci
Vinci: 저는 매년 열리는 당근 윈터테크 인턴십으로 처음 합류했어요. 당근처럼 사용자가 많은 서비스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면 배울 수 있는 범위 자체가 다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여러 팀의 공고가 있었는데, 특히 중고거래실 JD에 적혀 있던 ‘2000만 트래픽 규모를 고려해 서버를 설계한다’라는 문장이 기억에 남았고, 인턴도 그 정도 스케일의 문제를 고민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말에 망설임 없이 지원했어요.
Vinci: 아무래도 고객의 자산이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서비스다 보니, 제가 설계한 로직의 결과가 바로 숫자로 드러나는 환경이었죠. 그만큼 부담도 있었지만, 데이터의 변화를 직접 보면서 개발하는 경험이 흥미로웠어요.
그리고 당시에는 정해진 가이드라인을 따르기보다는, 필요한 기술을 스스로 찾아서 결과물에 적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일단 만들어보고 결과로 검증하는 방식에 익숙해졌고, 사용자 규모가 훨씬 큰 환경에서는 어떤 문제를 마주하게 될지 자연스럽게 궁금해졌어요. 마침 그 시점에 당근 공고를 보게 된 거죠.
Vinci: 맞아요, 처음부터 엔지니어를 꿈꿨던 건 아니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막연히 창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였죠. (웃음) 그러려면 뭔가를 직접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직접 사회적 이슈를 캐치해 게임으로 만들어 배포해 보기도 하고, 그중에는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퍼지면서 언론 인터뷰로까지 이어진 적도 있었어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분명해진 생각은, 결국 창업을 하려면 좋은 아이디어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거였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프로덕트를 책임지고 완성하려면 결국 개발을 잘해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제대로 해내기 위해 엔지니어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어요.
Vinci: 중고거래실 판매팀에서, 판매자가 물건을 올리고 거래까지 이어가는 과정을 전반적으로 보고 있어요. 특히 판매자가 글을 쓰는 단계에서 어떤 점을 어려워하는지, 어디에서 망설이게 되는지를 많이 살펴보고 있고요.
글쓰기가 번거롭거나,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서 거래를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화면이나 기능만 보기보다는 실제로 판매자가 어떤 흐름으로 행동하는지를 따라가면서 어떤 지점에서 부담을 느끼는지 살펴보는 중이에요.
작년 10월 중고거래실에서 출시한 ‘여러 물건 AI 글쓰기’ 기능
Vinci: 판매자가 여러 물건의 판매 글을 한 번에 올릴 때 느끼는 막막함을 줄이기 위해, AI 기반 ‘여러 물건 글쓰기’ 기능을 출시했어요. 사진을 한 번에 올리면, AI가 이미지를 분석해 물건별로 분류하고 각 품목에 맞는 판매 글 초안까지 자동으로 작성해 주는 서비스예요.
다만 단순히 ‘대신 써주는 것’보다는, 실제 거래에 도움이 되는 정보가 자연스럽게 담기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구매자가 궁금해할 요소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판매자가 최소한의 수정만으로 바로 올릴 수 있는 수준이 어디까지인지 찾기 위해 기능을 다듬었죠.
Vinci: 사용자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분류 정답 지표를 설계하고 그에 맞는 기준을 잡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AI가 생성한 결과를 내부 점수표로 평가했는데, 기대했던 만큼의 정답률이 나오지 않았어요. 점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프롬프트를 여러 번 수정하고 꽤 많은 시간과 비용도 들였고요.
그러다 데이터를 하나씩 다시 살펴보면서 제가 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잡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실제로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분류 결과임에도 설정해 둔 기준에 맞지 않아 낮은 점수를 받고 있었던 거예요.
이후에는 데이터 기반으로 정답 지표를 다시 설계하고 반복적인 프롬프트 개선을 통해 정답률을 높이는 데 집중했어요. 점수 자체보다는 이 기능이 판매자의 글쓰기 부담을 얼마나 줄여주는지 구매자가 정보를 얼마나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 기준의 무게 중심을 옮기게 된 거죠.
Vinci: 기대 이상이었어요. 사진을 통해 물건을 분류하는 방식에 대한 긍정률은 84%, 기능 전체 긍정률은 89%에 달했고, 기존의 글쓰기 경험을 해치지 않는다는 점도 확인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 물건을 올리는 과정에서 사용자들이 확실히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는 가설이 검증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기도 했죠.
Stark: 상세 페이지 하단의 추천 영역 로직을 개선했어요. 예전에는 전담 팀의 모델을 그대로 가져다 써야 했지만, 이제는 제품 엔지니어가 직접 AI 임베딩 기술을 활용해 상품을 매칭할 수 있게 됐죠. 덕분에 당근의 대규모 트래픽 환경에 최적화된 로직을 직접 구현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클릭률도 크게 올라갔어요.
최근에는 사진 속 물건의 위치를 파악해 가장 돋보이는 구도로 썸네일을 잡아주는 ‘스마트 크롭’ 실험도 진행했는데요. 중고거래가 당근에서 가장 오래된 서비스이지만, 그럼에도 AI로 개선할 수 있는 지점들을 끝없이 찾아낼 수 있다는 게 재밌어요.
특히 당근은 Claude Code 같은 최신 툴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고, AI 성능을 직접 검증해 볼 수 있는 Prompt Studio 같은 사내 툴이 많아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바로 실험까지 이어갈 수 있어요. 이런 환경 덕분에 엔지니어링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Vinci: 물건을 팔 때 하게 되는 고민이 완전히 사라진 모습이요. '글은 뭐라고 쓰지?', '사진은 어떻게 찍지?' 같은 걱정 없이, 그냥 당근에 들어오기만 하면 나머지는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거죠. 이런 편리한 경험을 더 많은 이웃이 당연하게 누릴 수 있게 하고 싶어요.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거래를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저희의 목표예요.
Stark: 이미 국내에서 MAU 2,000만을 달성한 서비스인만큼 충분히 성장했다고 느끼실 수도 있지만, 저희는 아직 정말 진지하게 갈 길이 멀었다고 느껴요. 지금보다 국내에서는 최소 두 배는 더 성장해야 하고, 글로벌 성장 가능성도 무한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전 세계 사람들이 당근 중고거래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쓰고, 그렇게 모든 이웃이 당근에서 연결되는 그날까지 중고거래실의 도전은 계속될 예정이에요.

Vinci: 중고거래가 워낙 유명해서 이미 완성된 서비스라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내부에서는 AI와 글로벌 확장을 전제로 계속해서 매일 새로운 과제들이 끊이지 않고 있어요. 기존 방식을 유지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늘 새로운 가능성을 먼저 발견하는 것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중고거래실이 어떤 팀보다 잘 맞으실 거예요!
Stark: 모두가 아는 서비스인 당근의 중고거래처럼, 수천만 명이 쓰는 서비스에서 내 코드 한 줄이 실시간으로 영향을 주는 경험은 흔치 않아요. 대규모 트래픽을 다루며 문제를 직접 정의하고 풀어가는 과정도 쉽게 얻기 어려운 경험이고요. 커리어의 깊이와 넓이 모두를 함께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자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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