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근처를 바꾸는 사람들’은 우리 동네의 숨겨진 가능성을 발견하고, 연결을 통해 변화를 만드는 당근 팀원들의 이야기입니다. 동네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당근의 다양한 서비스는 어떻게 기획되고 만들어질까요? 탄탄한 서비스 뒤편,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치열하게 일하는 메이커들의 이야기를 지금 공개합니다.
스마트폰 속 지도 앱, 보통 낯선 곳에서 길을 찾거나 맛집을 검색할 때 많이 쓰실 텐데요. 그런데 여기, 익숙한 우리 동네에서 사용할 때 더욱 빛나는 지도가 있습니다. 바로 당근의 ‘동네지도’예요. 근처에 살고 있는 이웃들이 올리는 ‘진짜’ 정보가 담겨, 동네 생활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지도인데요. 당근에서 동네지도를 만들고 있는 로컬맵스팀을 만나 이야기 나눠보았습니다.
로컬맵스 Neil, Jane, Heart, Neth
Neil: 로컬맵스 Backend Engineer 리더 Neil예요. 사용자가 장소 정보를 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Heart: 안녕하세요, 저는 로컬맵스 PM Heart예요. 전 로컬 비즈니스 도구로서의 가능성을 믿고 당근에 왔어요. 개인적으로 아내가 케이크 가게를 하고 있는데, 동네 사람들이 ‘당근에서 보고 왔어요’라고 정말 많이들 하시더라고요. 실제 제 아내가 쓸 도구를 만든다는 마음으로 입사했습니다.
Jane: 반갑습니다, 저는 로컬맵스 Product Designer 리더 Jane이에요. 동네지도 전반의 사용자 경험을 챙기면서, 동네에서 가게를 찾는 사람들의 탐색 경험을 고민하고 있어요.
Neth: 저는 Backend Engineer 리더 Neth예요. 동네지도탭과 사용자를 연결해 주기 위한 백엔드를 만드는 일을 해요. 더불어 지도를 만드는 플랫폼도 함께 관리하고 있습니다.
Heart: 당근의 세 번째 탭이 ‘동네지도’라는 이름으로 개편된 건데요. 지도를 기반으로 주변 가게나 동네 업체 소식을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예요.
주변 가게나 동네 업체 소식을 살펴볼 수 있는 당근 동네지도
기존 지도 앱을 떠올려보면, 맛집은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동네 수선집 같은 작은 업체 정보는 정작 찾기가 어려워요. 이건 동네에 좋은 수선집이 없어서가 아니라, 서로 알고 있는 정보가 온라인에서 제대로 공유되지 않기 때문일 텐데요. 동네지도를 통해 이러한 동네 정보가 잘 공유되면 우리가 사는 동네가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Neth: 일반적으로 지도는 잘 모르는 곳에 가면 켜고, 내 집 주변에서는 켜지 않잖아요. 그런데 당근의 동네지도는 내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집 근처, 직장 근처에서도 켜도록 만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요. 실제로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직접 정보를 나눌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에, 동네 탐색에 최적화돼 있죠. 앞으로 점점 믿을 만한 양질의 정보가 쌓이다 보면, 모르는 곳에서든 잘 아는 곳에서든 사용하게 될 거예요. 누구나 로컬 정보를 찾고 싶을 때 이용하는 서비스가 되는 거죠.
Heart: 동네 사람들의 신뢰할 수 있는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죠. 예를 들어 우리가 지도 앱에서 어떤 지역의 맛집을 찾았는데, 정작 그 지역에 사는 친구가 ‘현지인들은 아무도 거기 안 가!’라고 말하는 걸 들어본 경험이 한 번쯤 있으실 거예요. 대부분 그러면서 동네 ‘찐’ 맛집을 따로 추천해 주죠.
당근은 지역 인증을 한 사용자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동네지도에서도 실제 해당 지역 주민들이 남기는 정보가 많이 쌓일 수 있어요. 이제 막 전국으로 확장했지만, 앞으로 동네 사람들의 참여가 많아지면 동네지도의 정보 신뢰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해요.
동네 골목의 붕어빵 가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당근 겨울간식 지도
Neil: 이미 동네지도가 공식 오픈하기도 전에, 이웃들이 직접 만든 동네지도가 큰 인기를 끈 적이 있어요. 바로 2020년에 처음 등장한 ‘겨울철 붕어빵 지도’예요. 당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자기 동네 골목골목에 있는 붕어빵 가게 정보를 직접 입력하면서 하나의 지도를 완성해 냈죠. 동네를 잘 아는 이웃들이 함께 하면, 동네가 훨씬 살기 좋은 곳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 사례였어요.
Heart: 맞아요. 자신이 사는 동네에 대해서 한마디도 못 하는 사람은 아마 한 명도 없을 거예요. “이 집이 세탁비가 제일 싸”, “이 치과는 과잉 진료가 없어”, “역까지 가는 지름길은 이쪽이야” 이런 의견이나 지식이 없을 리가 없죠. 문제는 이런 소중한 정보가 각자 머릿속에만 있다는 건데요. 저희 팀은 이런 동네 정보와 소식들이 지도에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도록 다양한 실험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사용자들의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당근 모으기' 프로젝트
Neil: 최근에는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당근 모으기’ 프로젝트도 있었어요. 흔히 우리가 ‘당근과 채찍’ 할 때 당근은 칭찬을 의미하잖아요. 그래서 동네 장소 정보를 남겨주는 사용자들에게 선물처럼 당근을 주기로 한 거예요. 이 기간 동안 유저로부터 제안되는 장소 정보가 90% 가까이 증가했어요.
Heart: 이후에는 업체 정보를 남긴 사용자들이 ‘동네 가이드 점수’를 쌓을 수 있게 만들었어요. 이런 실험을 통해 사용자 장소 정보 생산이 크게 늘어났어요. 예를 들어, 하루에 후기를 10개 이상 남기는 열성 유저가 10배 가까이 증가했죠.
Neil: 이때 중요한 것은 후기가 양질의 정보여야 한다는 건데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좋은 정보를 남길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고도화돼야 해요.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일수록 더 높은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요. 로컬맵스에서는 LLM(Large Language Models·거대 언어 모델)을 활용하고 있어요. 후기가 사용자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후기인지, 이웃들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정보인지 등을 시스템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정보와 함께 다각도로 평가하는 거예요.
Heart: LLM 기술은 당근의 두 번째 탭인 ‘동네생활'에서도 활용돼요. ‘동네생활’은 한 동네에 사는 이웃들끼리 다양한 주제로 대화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라 동네 사람들만 아는 좋은 정보들이 많이 올라오지만, 쉽게 휘발된다는 아쉬움이 있죠. 예를 들어 누군가 ‘수선집 추천해 주세요’라고 올리면 댓글로 여러 가게 추천이 달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찾기 어려워요. 이때 LLM으로 예측해 가게를 자동으로 태깅해 주고, 세 번째 탭의 지도나 가게 계정에서 후기로 볼 수 있게 해요. 즉, 이웃들이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기술이 정보를 찾아 정리해 지도로 옮겨주는 거죠. 앞으로도 이런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동네 정보의 양과 퀄리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Neth: 최근 인터뷰를 본 지원자 중 한 분이 ‘왜 당근 지도에는 워터마크가 없나요?’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타사 지도 데이터를 가져다 쓰면, 그 회사 워터마크가 표시되거든요. 서비스를 위해 지도를 직접 제작하는 일은 흔치 않다 보니, 당연히 타사 지도를 가져다 쓴 줄 아셨던 거죠. 저희가 직접 만들었다고 하니 굉장히 놀라시더라고요. 사실 놀랄 법도 한 게 사실 우리나라에서 지도를 직접 제작하는 회사는 몇 군데 안 돼요. 이 사실만 봐도 지도 제작이 얼마나 어려운 작업인지 알 수 있죠.
Heart: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지도 제작은 필연적이었다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이 보는 일반 지도’와 ‘동네 사람들이 보는 지도’는 근본적으로 디자인부터 다르거든요. 예를 들어, 중고거래 희망 장소로 가장 자주 언급되는 곳이 편의점이에요. 작은 동네 가게인 편의점이 마이크로한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거죠. 하지만 일반 지도에서는 편의점이 잘 눈에 띄지 않아요. 당근의 동네지도에서는 이런 랜드마크가 더 잘 보이도록 해야 했죠. 아파트 단지 내 녹지 공간도 마찬가지예요. 일반 지도에서는 표시되지 않지만, 동네 주민들에게는 ‘우리 아파트 몇 동 옆에 산책로가 있는지, 공원이 있는지’ 같은 정보가 중요하죠. 이처럼 지도의 목적 자체가 다르다 보니 사실 처음부터 새로 만들 수밖에 없었어요.
Jane: 디자인을 고민할 때는 가장 먼저 시인성, 심미성 등 지도의 정보 전달력 을 잘 챙기고자 했어요. 지도를 구성하는 각각의 레이어가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거든요. 현재 지도는 동네지도뿐 아니라 중고거래, 동네생활, 부동산 등 당근 내 여러 서비스에서 사용자에게 위치를 인지시키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어요. 여러 노력 끝에 이제는 ‘당근이 만든 자체 지도’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고, 디자인만 봐도 당근의 지도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나가고 있어요.
Heart: 지도 제작과 관련해서 테슬라의 사례를 들고 싶은데요. 보통 자동차 기업은 하드웨어만 만들고 소프트웨어는 외주를 주는데, 테슬라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직접 만들어요. 그렇다 보니 테슬라에서 훨씬 일관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죠. 대부분의 지도 기반 서비스는 타사의 지도 위에 자신들의 서비스 레이어를 얹다 보니 일관된 경험을 주기 어려워요. 하지만 동네지도는 마치 테슬라처럼, 지도와 서비스 레이어를 모두 자체 제작하기 때문에 일관된 경험을 줄 수가 있는 거죠.
Neth: ‘하늘을 나는 비행기 위에서 엔진을 수리한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싶었어요.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지도에서 업체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들었다는 게 지금도 놀랍죠. 사실, 이건 전사적으로 목표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저희 팀뿐 아니라, 그동안 동네의 위치 정보를 고민하던 여러 팀과 함께 진행했거든요. ‘당근이 로컬 서비스를 한다면, 지도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합의된 목표 아래 달려온 과정 자체가 정말 재미있었어요. 당근에 와서 가장 재밌었던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Jane: 사실 예정보다 빠르게 전국 오픈을 하게 되면서 난이도가 확 올라가긴 했어요. 그런데 팀원들이 이 과정을 힘들었던 경험으로만 기억하는 게 아니라, 재밌었던 기억으로 회상하는 게 인상 깊어요. 아마도 팀이 주도적으로 진행한 일이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만약 프로젝트의 속도를 높이는 목적이 단지 ‘누군가에게 성과를 보여주려고’ 혹은 ‘위에서 시키니까’ 였다면 절대 못 해냈을 거예요. 오로지 팀에서 스스로 ‘사용자를 빨리 만나서 빨리 배우자’는 결정을 내렸고, 덕분에 몰입해서 빠르게 일할 수 있었죠.
Neth: 사용자를 위한 좋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다는 거예요. 로컬맵스에서는 심리적 안정감을 토대로, 경력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제품에 대해 자유롭게, 주저하지 않고 의견을 나눠요. 모두가 정보와 맥락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동일한 테이블에 꺼내놓죠. 그렇게 사용자 경험에 가장 좋은 것들이 채택되고 실행돼요.
Heart: 이를 위해 팀 내 싱크를 맞추는 노력도 많이 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로컬맵스는 지도 서비스부터 플랫폼까지 모두 만드는 팀이잖아요. 서로 전문 분야가 워낙 달라서 소통이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우리는 더더욱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당신의 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또는 반대로 당신의 일이 내 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계속 이야기해요. 이 큰 그림이 맞지 않으면, 로컬맵스가 시장에서 풀려고 하는 문제도 풀 수 없을 거예요.
Heart: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로컬맵스’라고 해서 꼭 지도 관련 도메인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지금도 지도를 만들어 본 사람들보다 안 만들어본 사람들이 훨씬 많지만, 큰 성과를 내고 있거든요. 특히 PM 직군에서는 도메인에 대한 이해보다 더 중요한 게 인내심이라고 생각해요. 지도라는 제품의 특성상, 기적보다는 누적의 힘을 믿어야 하거든요. 꾸준히 노력하고 훗날 돌아봤을 때 ‘우리가 이런 걸 해냈네’ 하며 함께 희열을 느낄 수 있는 분이면 좋겠어요.
Jane: 디자이너 같은 경우에는 팀 플레이어가 오시면 좋겠어요. 로컬맵스 안에서도 서비스가 다양하고, 각 팀에 속해 있다 보니 실험을 하다 보면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제품 전체를 버드뷰로 보면서 빈틈을 채우고, 각 팀과 파트를 연결해 조직의 사일로화를 막는 역할을 프로덕트 디자이너에게 기대하고 있어요. 협업의 힘을 높여주는 소프트 스킬이나 커뮤니케이션이 좋은 분이 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Neth: 제품을 워낙 빠르게 전국 배포하다 보니, 사실 기술 부채가 굉장히 많이 쌓여있는 상황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 나가야 할 기능들도 많고요. 이런 상황에서 균형을 잡으며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분이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굉장히 중요해서, 기술적인 역량을 바탕으로 잘 소통하실 수 있는 분이 오시면 좋겠어요.
Neil: 도전적인 과제를 즐기는 엔지니어도 환영해요. 예를 들어, 동네 가게 후기 퀄리티를 유지하면서도 사용자 참여를 높이는 것은 사실 엔지니어링 측면에서 굉장히 도전적인 과제거든요. 그런데 동시에 그 기술 자체가 제품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당근의 정체성이 될 수 있어요. 사용자가 기여한 데이터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추출하고, 그 데이터 안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분이면 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Jane: 동네지도는 지도를 기반으로 동네 업체를 찾는 도구이면서, 동시에 커뮤니티를 품은 복합적인 제품이에요. 이것들이 함께 성장하면서 선순환이 만들어지길 바라고 있어요. 이제 막 시작이기 때문에, 저희가 꿈꾸던 것들을 하나씩 실현해나가고 싶어요.
Neil: 팀 내에서 이런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해요. “동네를 걸어 다니면서 ‘어! 여기 미용실이 새로 생겼네?’ 이렇게 둘러보고 발견하게 되듯이, 당근 동네지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런 느낌을 주면 좋겠다.” 이 자체가 목표이자 곧 비전인 것 같아요.
Jane: 개인적으로 저는 현재 연고가 없는 지역에 살고 있는데요. 그걸 알고 계신 단골 가게 사장님들은 제가 가면, 막 동네 이야기를 해 주세요. ‘여기 한의원은 약을 잘 짓고, 저기 한의원은 침을 잘 논다. 병원은 어디가 좋다.’ 제가 잘 모를 걸 아니까 동네에서 살 때 꼭 필요한 얘기를 해 주신단 말이에요. 그때마다 너무 감사하고, 이런 정보들을 온라인을 통해 더 많은 이웃과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동네지도를 통해 사용자분들도 이런 경험을 직접 해보게 하는 게 가장 궁극적인 목표예요. 나아가 동네지도가 하나의 서비스에 그치는 게 아니라, 위치 기반의 '지역 생활 커뮤니티'라는 당근의 비전을 위해 중요한 기반이 되어줄 거라고 생각해요. 동네지도가 만들 연결이 당근이 로컬 비즈니스를 해나가는데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해요.
당신 근처의 지역 생활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