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모임, 알바 등 당근에서 일어나는 모든 연결의 시작과 끝이 이루어지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채팅인데요. 동네 이웃들을 연결하는 당근 채팅은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을까요?
‘과일 한 박스 샀는데 나누실 분?’, ‘아까 새벽에 나던 소리는 뭐였죠?’ 한 동네 사는 이웃과는 멀리 사는 친구보다 더 자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같은 동네에 살아간다는 이유만으로 나눌 수 있는 정보가 많기 때문이죠. 저녁 빗길을 조심하라는 소소한 안부나 수다도 있고요. 이런 대화의 장이 되어주는 당근 채팅은 로컬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웃들을 가장 가깝게 연결한다는 비전 아래 나날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채팅이면 결국 메신저 앱이랑 비슷한 거 아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당근 채팅은 조금 다릅니다. 당근은 처음부터 메신저 앱 이 아닌 지역 기반 서비스를 쓰는 사용자를 연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당근 채팅팀은 ‘채팅’ 하면 떠올리는 모습을 추구하기보단 지역을 기반으로 한 당근 서비스만의 사용 경험과 맥락을 채팅에 반영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일대일 채팅만 서비스했다면, 지금은 가까운 이웃들과의 모임을 위한 그룹채팅도 함께 서비스하고 있어요. 무작위로 모인 사람들이 아닌 동네 이웃들이 참여한다는 맥락을 고려해, 이웃의 메시지에 공감을 표시할 수 있도록 ‘당근 이모지’를 제작하는 등 당근만의 채팅 문화와 기능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당근 모임의 그룹채팅에서 이웃끼리 공감을 표현하기 위해 ‘당근 이모지’를 남기는 모습
채팅팀은 메시지를 주고받는 기능뿐 아니라 이웃 간 더 편리한 연결을 만들기 위해 다양하게 고민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당근전화’는 중고거래 서비스 이용자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개발해 배포한 기능이었어요.
당근에서 중고거래를 할 때 대면 거래 특성상 만나기로 한 시간이 다가올수록 실시간 소통의 중요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거래 장소로 잘 오고 있는지, 갑자기 불가피한 상황이 생겨 늦지 않을지 등의 대화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때 메시지가 늦어 답답하다는 사용자 의견이 있었습니다. 오늘 바로 만나야 하는데, 반응이 느리면 불편한 거죠. 그렇다고 개인 연락처를 공유하기에는 망설여지고요. 그럴 때 채팅창에서 전화번호 교환 없이 빠르게 상대방과 통화할 수 있는 당근전화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채팅팀 개발자는 3명뿐이었습니다. 매달 사용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 정도 리소스로 전화 기능까지 만드는 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컸죠. ‘특정 스펙을 포기하자’, ‘안심 번호를 쓰자’는 얘기도 나왔고요. 하지만 개발자 3명이 나서서 “한 달 안에 PoC*를 가져오겠다”고 했고, 개발부터 지표 셋팅까지 딱 3주 만에 검증을 끝냈습니다.
이를 계기로 ‘이게 가능할까’ 걱정하던 팀원들도 의기투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딱 한 달 만에 전화 기능을 만들어냈어요. 짧은 시간 안에 제품을 만드는 과정은 린 애자일(Lean-Agile)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개발자들이 UI를 가안으로 만들어 개발하고, 이후 디자인을 입히는 식이었어요. 브랜딩팀, 중고거래팀도 관련 정책을 빠르게 마련하며 도왔습니다. 채팅 내 전화 기능의 중요성에 대해 모두가 공감했기 때문에 팀의 경계 없이 신속하게 제품을 만들 수 있었죠.
*PoC(제품증명·Proof of concept): 새로운 프로젝트가 실제로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효과와 효용, 기술적인 관점에서부터 검증을 하는 과정
당근전화는 이웃들을 안전하면서도 가깝게 연결한다는 당근의 비전을 채팅으로 해결한 사례였습니다. 이후 중고거래에서만 쓰이던 당근전화는 알바와 부동산 직거래 등 다른 버티컬 서비스에도 쓰이고 있는데요. 이렇게 채팅팀은 각 서비스 맥락에서 어떤 기능이 필요한지, 얼마나 임팩트가 있을지를 기준으로 두고 최적의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채팅팀은 당근에서 채팅을 하는 서비스 사용자(End User)뿐 아니라 채팅 퍼널을 활용해 서비스를 펼치는 당근 내부 서비스 팀(Internal User) 역시 고객으로 두고 있어요.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채팅 기능을 제공해 서비스의 성장을 돕는 건데요. 당근의 서비스 팀들이 각자의 목표를 위해 빠른 호흡으로 달려간다면, 채팅팀은 이들을 돕는 최적의 해결책을 찾아내는 식입니다. 관련 프로젝트 두 가지를 소개할게요.
당근은 중고거래에서 중고차, 알바, 모임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 중입니다. 따라서 채팅팀은 사용자가 중고거래라는 익숙한 서비스 경험을 해치지 않으면서 다른 서비스의 채팅 기능도 자연스럽게 이용하도록 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두고 있어요.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채팅탭 안에 녹여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채팅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그런데 채팅탭에 다양한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서비스별로 채팅방이 구분돼 보이지 않는 게 문제였어요. 그래서 중고거래나 중고차 직거래, 부동산 직거래 같은 거래 목적의 채팅은 구조를 통일하기로 했습니다. 또 기존에는 왼쪽에 프로필, 오른쪽에 거래 물품으로 양쪽에 이미지가 분산돼 노 출되던 것을 사용자에게 익숙한 시각 탐색 경험인 왼쪽으로 몰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바꿨어요. 이 밖에도 여럿이 모이는 모임 채팅은 채팅방 이름 앞에 아이콘을 추가하는 형태로 차별화했습니다. 특정 활동을 위해 모인 채팅방은 사람들 아이콘을, 아파트 이웃끼리 모인 채팅방은 아파트 건물 아이콘으로 표시한 거죠. 앞으로도 채팅팀은 채팅 경험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직접 키워드를 검색하는 기능이나 필터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에요.
채팅팀은 서비스 팀들이 각각의 특성에 맞게 메시지를 다르게 설정하면서도 톤의 일관성을 지킬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어요.
각 서비스의 목적에 따라 시스템 메시지 커스텀이 가능한 모습
예를 들어 알림 메시지에 대한 시스템 기반을 만들어두고, 서비스 기능에 따라 필요한 알림 문구를 각각 설정할 수 있도록 했어요. 중고거래 채팅의 경우 알림으로 약속 시간 안내와 함께 기분 좋은 거래에 대한 기대감을 주고, 중고차 직거래 채팅의 경우 신중히 거래할 수 있도록 판매자의 본인인증 여부와 차량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알림으로 띄울 수 있도록 했죠. 한편 톤의 일관성을 맞추기 위한 가이드도 마련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채팅팀은 서비스 성격과 맥락에 맞춘 채팅 시스템을 계속해서 고도화해 나가고 있어요.
당근의 채팅은 ‘채팅’만 잘 해서는 안 됩니다. 중고거래부터 커뮤니티, 중고차 등 다양한 서비스에 제공되는 만큼 각 서비스의 니즈도 잘 챙겨야 하죠. 따라서 채팅팀은 당근 안의 모든 팀과 협업하는, ‘여러 서비스의 교차로’라고 할 수 있어 요. 각 팀에서 발산하는 것들을 체계화해, 채팅 안에서 원활한 흐름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해요. 그 과정에서 특정 패턴을 발견해 공통화하고, 반복되는 문제가 있다면 막힌 곳을 찾아 뚫어주기도 하고요.
채팅팀의 업무는 다양한 팀과 연관된 만큼 호흡이 길고 고려할 상황이 많아 때로는 어려운 실타래를 푸는 것 같은 작업이기도 해요. 하지만 동시에 PV(페이지 뷰·Page View)도 압도적으로 많아, 큰 임팩트를 만들어가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답니다.
지금까지 당근 채팅은 빠르게 성장하는 내부 조직의 여러 요구 사항을 받아내며 안정화하던 수렴형 단계에 가까웠어요. 고객 경험의 최전선에서, 비정형으로 있던 것들을 정형화해 가는 과정이었죠. 하지만 앞으로는 지금까지 잘 쌓아온 것들을 바탕으로, 더 큰 임팩트와 사용성을 챙기는 방향으로 확장해 나갈 예정입니다. 채팅을 통해 쌓이는 데이터와 경험을 활용해 당근의 성장을 함께 만들어가고 싶은 분들은 지금 채팅팀에 합류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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