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대신 동네서 장보고 집밥 먹어요~"
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동네 소비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21일 국내 대표 지역생활 커뮤니티 당근마켓(공동대표 김용현, 김재현)에 따르면, 고물가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동네 음식점이나 카페 대신 채소나 생선, 육류 등 반찬거리를 구매할 수 있는 동네 가게들에 대한 관심도가 2배 이상 급격히 올라갔다. 또 생활비 절감을 위해 동네 사람들과 식재료나 생필품을 대량으로 같이 구매하고 필요한 양만 큼 소분해 나누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5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6% 상승했다. 지난 8월에도 물가상승률은 5.7%를 기록하는 등 최근 몇 개월간 고물가 국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 “외식 대신 식재료 구매해 집밥 해먹어” 채소·생선·육류 등 반찬거리 판매점 비즈프로필 이용률 2배 증가
21일 당근마켓에 따르면 최근 3개월(7~9월)간 채소·생선·육류 등 반찬거리 판매점들의 비즈프로필 이용률(조회수)은 이전 3개월(4~6월) 대비 2배(137%) 넘게 늘어났다. 동 기간 전체 업종의 비즈프로필 이용률이 약 10% 정도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반면 일반 음식점이나 카페, 베이커리 등의 비즈프로필 이용률은 오히려 5%가량 줄어들었다.
이는 최근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외식이나 배달 음식 대신 집 근처에서 식재료를 직접 구매해 집밥을 만들어 먹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용자들이 당근마켓 ‘내 근처’에서 동네 식재료 판매 가게들의 비즈프로필을 검색한 후 재료를 주문하거나, 직접 가게로 방문해 구매하는 것이다.
실제로 경기도 시흥시에서 맞벌이 부부로 거주 중인 이혜원씨(35)는 “예전에는 간편하게 음식을 배달시켜 먹거나, 밖에서 외식을 하고 들어오는 일이 많았는데 물가가 오르면서 식비와 배달비가 부담되기 시작했다”며 “요즘에는 퇴근길에 당근마켓을 통해 동네 가게 할인이나 이벤트 소식 등을 검색해, 간단하게 식재료나 반찬만 따로 사와서 집에서 먹는 식으로 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관악구 신림동에서 반찬가게를 운영 중인 이성만씨(32) 역시 물가 상승으로 경기가 어려워졌음에도 불구, 최근 3개월간 가게 비즈프로필의 단골수는 오히려 10% 증가했다. 김 씨는 “최근 고물가가 이어졌지만 손님들은 계속 늘고 있다”며 “손님 연령층도 넓어졌다. 그동안은 50~60대 주부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20대 자취생부터 30~40대 젊은 주부 손님들도 많이 방문하고 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비즈프로필은 동네 생활권을 거점으로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당근마켓에서 개설할 수 있는 로컬 마케팅 채널이다. 가게 사장님은 비즈프로필을 통해 손님들에게 가게 소식 발행부터 쿠폰 등록, 채팅, 상품 판매까지 가능하다. 지역민은 당근마켓에서 손쉽게 내가 사는 동네 곳곳의 가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 생필품 같이 살 이웃 찾는 ‘같이사요’ 서비스도 인기, 공동구매 관련 게시글 수 45% 늘어
생활비 절감을 위해 가까운 동네 사람들이 모여 같이 사고 나누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당근마켓 ‘동네생활’에 올라온 공동구매 관련 게시글은 이전 3개월 대비 45% 증가했다.
지난 7월 오픈해 서울 및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이웃끼리 함께 모여 다양한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당근마켓 동네생활의 ‘같이사요’ 서비스에도 샴푸나 양말, 세제 같은 생필품을 비롯해 달걀이나 채소, 김치 같은 식료품들을 함께 구매하고 싶다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필요한 제품을 함께 구매하고 필요한 양만큼 나눌 이웃을 모집해 가까운 위치에서 만나 직접 소분한다.
최근 ‘같이사요’에는 “신선란 60구짜리를 구매하려고 하는데, 너무 많을 것 같아서 나누실 분 구해요”, “파김치 1kg에 15000원인데 배송비 아낄 겸 같이 구매하실 분 있나요?”, “요즘 채소 값이 너무 비싸서 애호박하고 가지를 같이 나눠서 구매하고 싶어요” 등의 글들이 수시로 올라오고 있다.
이와 관련 최진영 당근마켓 같이사요 팀장은 “서비스 초반에는 택배비나 음식 배달비를 아끼기 위해 ‘같이사요’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최근에 물가가 많이 오르면서 다양한 생필품이나 식재료도 함께 구매해 나눌 이웃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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