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옮긴다는 건 이민과도 같아서

커리어 | 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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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진화 과정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아 호모 사피엔스, 미국 역사의 시작이 된 선박 메이플라워호,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한곳에 머물지 않고 다른 땅을 찾아 ‘이주’했다는 것인데요. 책 『이주하는 인류』 저자 샘 밀러는 이주민을 “한 문화에서 다른 문화로 옮겨간 사람”으로 폭넓게 정의합니다. 꼭 멀리서 멀리로 이동하는 게 아닌, 문화를 바꾸는 것까지 넓은 이주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죠. 그러면서 ‘인간은 지상에 사는 그 어떤 포유류보다 더 강한 이주 본능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 Jamie가 ‘회사를 옮기는 게 이민처럼 느껴졌다’고 말할 때 고개를 크게 끄덕일 수밖에 없던 이유이기도 한데요. 11년 차 프로덕트 디자이너 Jamie가 당근이라는 조직으로 이민, 아니 이직해 온 여정은 어땠는지, 그 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당근 Search & Discovery 부문에서 검색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Jamie입니다. 2021년 11월부터 함께 했으니 입사한 지 어느덧 2년이 되어가네요. 

Q. 11년째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시면서, 당근이 5번째 회사라고 들었어요. 어떤 여정으로 오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그동안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크고 작은 규모의 회사에 다니면서 핀테크, 메신저, B2B 등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재직했던 회사들은 서비스뿐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방식, 문화, 채용의 기준 등 모두 매우 달랐어요. 이직을 여러 번 해 봤지만, 항상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저는 회사를 옮기는 건, 흡사 이민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들과 어떤 문화에서 무슨 일하는지에 따라 제 일상이 바뀌게 되잖아요. 따져보면 집보다 회사에 있는 시간이 훨씬 많기도 하고요. 회사에 따라 제 사고방식, 일을 대하는 태도, 대화 주제 등 삶의 다양한 것이 크게 영향받을 수 있으니, 제게 좋은 회사를 선택하는 게 어렵지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Q. 당근으로 입사를 결정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제 나름의 기준에 딱 맞는 회사였기 때문인데요. 여러 번의 이직을 통해 제가 원하는 커리어와 기업 문화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회사를 볼 때 중요한 가치와 선택 기준도 생겼고요. 그렇게 회사를 찾다 보니 당근에 오게 되었네요. 제가 회사를 고르는 기준은 3가지였어요.

  • 첫째,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인가?
  • 둘째, 함께 일하는 동료를 존중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는가?
  • 셋째, 회사가 성장할 여지가 크고, 그 성장에 내가 크게 기여할 수 있는가?

특히 10년 차에 접어들면서,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폭과 그 안에서 제 성장도 고민했었어요. 당근에서 지난 2년간 제 모습을 되돌아보면, 감사하게도 위 기준들에 부합하는 회사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 첫째,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인가?

입사 전에도 당근은 체계적인 데이터 분석과 실험 문화도 잘 갖춘 동시에, 좋은 제품을 위해서라면 새로운 툴이나 시스템의 변화도 유연하게 바꾸며 발전하는 곳으로 익히 들어왔어요. 입사해 보니 정보를 잘 공유하는 시스템 또한 잘 정착되어 있더라고요. 또 매주 전사가 모이는 팀 미팅, 디자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리뷰 미팅 등 서로 고민과 시도를 나누는 문화가 일상적이에요. 이 덕분에 큰 방향성을 서로 맞출 수 있고, 더 좋은 의사결정도 잘할 수 있어요. 이전에 재직한 회사 중 하나는 규모는 매우 컸지만, 정보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이고 공유가 잘되지 않아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어렵다고 느낀 적도 있었어요. 그래서 정보의 공유가 물 흐르듯 오픈된 문화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당근에 와서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어요.

| 둘째, 함께 일하는 동료를 존중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는가?

둘째로는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할 수 있는 문화에 관한 이야기예요. 이건 입사 후뿐만 아니라, 제 채용 과정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어요. 최종 면접으로 컬쳐 면접을 보던 날, ‘컬쳐 면접이니 의례적인 단계는 아닐까?’라고 생각했는데 이 생각이 완전히 깨졌어요. 당시 면접관분들 모두 제가 어떤 사람인지, 일을 어떻게 대하고, 최종적으로 가진 목표는 무엇인지 등 저에 대해 진심으로 궁금해하셨고, 당근이 추구하는 기업 문화에도 잘 맞는 사람인지 정말 꼼꼼하게 검증하셨어요. 지원자로서 좀 긴장되면서도, 동시에 제가 어떤 사람인지가 당근에서는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함께 일할 사람을 잘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적극적이고 또 진지하게 지원자를 살펴보는 거죠. 이렇게 채용하기 때문에, 당근에서 일할 때는 업에 대해 비슷한 지향과 가치관을 가진 동료들과 일할 수 있고, 좋은 문화를 함께 만들 수 있어요. 저는 일을 통한 성장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를 잘 배려하고 넓게는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지속가능함도 당근의 핵심 문화라고 생각하는데요. 제게 당근은 커리어의 성장과 심리적 안정감이라는 균형이 잘 갖춰진 곳이에요.

| 셋째, 회사가 성장할 여지가 크고, 그 성장에 내가 크게 기여할 수 있는가?

마지막으로,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겠다는 기대도 컸어요. 당근은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가는 중이에요. 중고거래 서비스가 잘 성장한 동시에, 지역 생활 커뮤니티라는 비전을 그리며 하이퍼로컬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어요. 사용자층은 두껍고 크지만, 여전히 더 성장하고자 하는 영역이 많아서 더 큰 변화를 만들어 보고 싶은 메이커들에겐 매력적인 곳이에요.

Q. 당근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저는 Search & Discovery의 검색 서비스 프로덕트 디자인을 맡고 있어요. 검색실은 사용자가 검색에 진입할 때부터 검색 결과까지 도달하는 여러 단계별 경험을 고민해요. 예를 들어 어떤 입력 방식으로 검색하는지, 탐색구조와 노출 정책은 적절한지, 다양한 서비스들의 정보는 잘 표현하고 있는지, 최종 목적인 행동까지 잘 전환되고 있는지 등 각 검색 퍼널별로 다양한 과제들이 있어요.

모임, 중고차, 동네가게 비즈프로필 등 당근의 다양한 검색 결과

모임, 중고차, 동네가게 비즈프로필 등 당근의 다양한 검색 결과

검색은 당근의 모든 서비스를 잘 연결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전체 관점에서 탐색을 고민하는 동시에, 중고거래, 동네가게, 동네생활 등 각 서비스들의 특징과 탐색 패턴을 잘 만들어야 해요. 예를 들어 부동산, 중고차 등 성장 단계인 서비스들을 검색할 수 있게 새로 연결하는 프로젝트가 있었어요. 입력 패턴, 뷰타입, 정책 등 고민해서 검색으로 잘 연결한 덕분에 해당 서비스의 DAU가 3~5배씩 증가했었어요. 이렇듯 당근의 다양한 서비스 전반에 대해 고민할 수 있어서 재미도 있고, 만들 수 있는 임팩트가 큰 만큼 기분 좋은 책임감도 느껴요.

Q. 검색팀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어떻게 일하는지, 역할이 더 자세히 궁금해요.  

당근의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문제를 잘 정의하고, 어떤 해결책이 효과적일지 등 사용자 관점으로 서비스 방향을 잡아나가는 역할을 해요. 따라서 디자이너가 의사결정하는 근거가 참 중요한데요. 당근의 디자이너들은 데이터 분석가, 리서처 동료들에게 도움을 받고 함께 협업하며, 정량 데이터 분석, 사용자 인터뷰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검증된 데이터를 토대로 더 좋은 고민을 할 수 있어요. 

특히 저희 팀이 만드는 검색 서비스는 월간 억 단위로 검색량이 발생하는 서비스인 만큼 볼 수 있는 데이터도 많고, 당근의 모든 서비스들을 잘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데이터를 자세히 분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사용자들이 평균적으로 몇 번째 목록까지 탐색하는지, 몇 초간의 체류가 유효하다고 볼 수 있을지, 가게를 탐색할 때 입력하는 검색어는 어떤 패턴인지 등 이리저리 살펴보며 데이터를 해석할 여지가 많아요. 여기서 디자이너는 사용자 관점에서 해석을 잘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야 하고요. 이 과정들이 항상 제겐 흥미로워요.

최근에 다수의 사용자가 같은 단어를 재검색하는 패턴을 분석한 적이 있었어요. 재검색은 문제가 없는 일반적인 패턴일 수도 있지만, 해당 유저수와 반복 횟수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반복 행동이기 때문에 조금 더 편리하게 만들어 줄 순 없을까? 혹시 내가 모르는 불편함이 있진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검색뿐만 아니라, 재검색 전후로 연결되는 다양한 케이스들을 살펴보았는데요. 제 가설로는 '알림이나 동네를 변경하는 구조 등 검색 외의 다른 기능들과도 연결된 문제'로 보였어요. 이를 저희 팀 데이터 분석가분이 다각도로 검증해 주셨고, 가설이 유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다음 개선 방향도 잘 잡을 수 있었어요. 만약 데이터를 자세히 보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직관만으로는 증명하기 어려운 문제라 다시 한번 이런 업무 환경에 참 감사했죠.

Q. 지난 2년, 당근에서 일하며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을 꼽자면 언제인가요? 

당근에서는 제가 사는 동네의 경험을 변화시킬 수 있고 직접 체감할 수 있어서, 느낄 수 있는 일상적인 보람이 있어요. 구체적인 하나의 프로젝트를 꼽자면, 중고거래 검색 경험을 차근차근 개선한 과정이 좋은 예시일 것 같아요. 이제 당근의 중고거래는 누구나 쓰는 서비스이잖아요. 이웃과 환경에 일조하는 영향도 크고요. 검색 관점에서 구매자들이 원하는 물건을 빠르게 잘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필터, 연관검색어 등 여러 가지 탐색 도구들을 만들기도 해요. 

키워드 알림 버튼을 이전보다 등록하기 쉽게 개선한 적도 있었어요. 비교적 아주 작은 범위의 변경이었지만, 알림 등록 수가 약 130% 이상 크게 상승했고, 전체 서비스 리텐션에도 영향을 크게 미치는 기능이라 임팩트도 컸죠. 이런 크고 작은 개선을 통해 점진적으로 우리 동네의 경험을 잘 만들어 가는 과정이 당근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와 보람이에요.

Q. 앞으로 커리어 여정은 어떻게 고민 중이신가요? 

그동안 2, 3년 주기로 회사를 옮긴 편이었는데요. 당근도 마침 2년이 되어가는데… (웃음) 당근에서는 아직 하고 싶은 것이 많아요. 제가 고민하고 아는 것들이 많아진 만큼 이를 토대로 큰 변화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지난 회사들을 돌이켜 보면, 이런 마음은 항상 비슷하게 있었지만 제가 할 수 있다고 느끼는 범위에 한계가 있었던 것 같아요. 적절한 환경이나 권한이 주어지지 않는 식으로요. 사람은 자기가 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높이만큼 뛰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당근은 로컬이라는 큰 비전 아래 마음껏 실험하며 뛸 수 있는 곳이에요. 물론 실험한 모든 것이 꼭 실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과정들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함께 이야기하는 문화라는 게 만족스러워요.

Q. 당근 지원을 앞둔 프로덕트 디자이너에게 마지막 한 마디 부탁드려요!

당근은 ‘로컬’이라는 시장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며, 열심히 성장하고 있어요. 지역 생활 커뮤니티라는 당근의 비전을 만들어 보고 싶으신 분들, 함께 해요!

Interview · Edit Dd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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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ie

Product Desig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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